139. [은퇴준비] Roth Conversion - 지금 세금을 내고 나중에 편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은 아끼고 나중에 낼 것인가
상담을 하다 보면 요즘 부쩍 자주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Roth가 좋다고 하던데, 그럼 다 Roth로 해야 하나요?"
맞습니다. Roth 계좌는 분명 매력적입니다. 지금 세금을 내고 넣는 대신, 그 안에서 돈이 자라는 동안에도, 나중에 꺼낼 때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Traditional 계좌처럼 73세가 되면 어쩔 수 없이 꺼내야 하는 의무인출규정(Required Minimum Distribution, RMD)도 없지요. 그러니 "다 Roth로 하면 되지 않나요?"라는 질문이 나오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저도 오랫동안 이 질문에 딱 부러지게 대답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그게 어떤 상황인지를 데이터로 보여드리기가 마땅치 않았거든요. 그런데 최근 George Mason University의 연구팀이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20세부터 은퇴계좌에 적립을 시작하는 가상의 투자자를 모델로 설정하고, 수만 건의 시뮬레이션을 돌렸습니다. Traditional과 Roth의 배분 비율을 달리하면서 은퇴 나이와 인출 시작 나이를 조합해 85세 시점의 최종 잔액을 비교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왔습니다.
1. 65세 은퇴, 75세부터 인출 - Roth 비중을 높인 전략이 가장 유리. 85세 기준 평균 잔액이 Roth 비중 확대 시 288만 달러, 반반(50-50) 시 280만 달러, Traditional 비중 확대 시 275만 달러. 세금 없이 복리로 자라는 시간이 길수록 Roth의 강점이 두드러짐.
2. 75세 은퇴, 75세부터 바로 인출 또는 65세 은퇴 후 바로 인출 - Traditional과 Roth를 반반씩 나누는 전략(50-50)이 가장 나은 결과.
3.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Traditional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최선인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음.
이 3번의 발견이 중요합니다. 재정 전문가들이 오랫동안 "최소한 두 계좌 모두 가지고 있으라"고 조언해온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미래 세율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불확실성 속에서, Roth를 전혀 갖지 않는 것은 지금 돌아보면 꽤 큰 리스크였던 셈입니다.
그렇다면 "다 Roth로 해야 하나요?"라는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연구 결과가 말해주는 것은 이렇습니다. Roth가 유리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100% Roth가 항상 정답은 아닙니다. 많은 분이 "미래의 세금 폭탄을 피하려면 무조건 Roth로 바꿔야 한다"고 말씀하시지만, 재정의 세계에 '무조건'은 없습니다.
다음의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보시고 자신만의 타임라인을 찾아보세요.
첫 번째 질문: 나의 미래 세율은 지금보다 높아질까요?
가장 기본이 되는 질문입니다. Roth 전환은 현재 소득에 세금을 매겨서 Roth IRA로 옮기는 과정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현재 커리어의 정점에 있어 높은 세율 구간(Tax bracket)에 있다면, 굳이 지금 가장 비싼 세금을 내며 전환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의해야 할 복병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Modified Adjusted Gross Income(MAGI, 수정 조정 총소득)입니다. 은퇴후 소득이 갑자기 높아지면, 2년 뒤 여러분이 내야 할 메디케어 보험료인 IRMAA(소득 관련 월별 조정 금액)가 껑충 뛸 수 있거든요. 지적인 은퇴 설계를 위해서는 단순히 소득세율뿐만 아니라, 사회보장 혜택과의 연결고리까지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 질문: 은퇴 자금을 건드리지 않고 세금을 낼 여유가 있나요?
전환할 때 발생하는 세금을 은퇴 계좌 안에서 인출해서 내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특히 59.5세 미만이라면 10%의 벌금까지 물어야 할 수 있죠.
진정한 고수들은 세금을 낼 돈을 별도로 준비해둡니다. 그래야만 은퇴 계좌 안의 원금이 온전히 보존되어 복리의 마법을 온전히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질문: 옮겨진 돈을 어떻게 굴릴지 계획이 있으신가요?
많은 분이 실수하는 지점이 모든 계좌에 똑같은 Asset allocation(자산 배분)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Roth IRA는 나중에 인출할 때 세금이 전혀 없는 '귀한 몸'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공격적이고 성장성이 높은 자산을 Roth 계좌에 배치하는 것이 현명하겠지요? 세금 없이 커나갈 수 있는 그릇에는 가장 큰 열매를 담는 것, 이것이 바로 세금 다각화의 핵심입니다.
숫자보다 중요한 건 결국 내 인생의 그림입니다. 내 삶의 타임라인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내가 언제까지 사회의 일원으로 뜨겁게 일하고 싶은지, 그리고 언제부터 그 결실을 여유롭게 누리고 싶은지에 대한 '자기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오늘 여러분의 은퇴 계좌를 한번 들여다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 숫자들이 여러분이 꿈꾸는 노후의 시간표와 잘 어우러져 있는지 말입니다.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내 인생의 인출 시점을 그려보는 저녁이 되시길 바랍니다.
상황이 바뀌기도 하고 우리 모두에게 자신의 처한 상황이 달라서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살피고 적어도 궁금할때 믿을만한 reference를 가지고 있어야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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