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하버드] 하버드에는 해리포터식당이 있다? - Annenberg Hall

 


하버드 캠퍼스를 거닐다 보면 유독 눈에 띄는 건물이 하나 있죠? 높은 아치형 천장과 웅장한 목재 트러스(Hammerbeam trusses), 은은하게 내려오는 펜던트 조명들을 보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나요? 네, 맞습니다. 많은 학생이 이곳을 영화<해리포터> 속 호그와트 연회장(Great Hall)과 꼭 닮았다고 입을 모읍니다. 벽면을 장식한 참나무와 떡갈나무, 그리고 학자, 작가, 전쟁 영웅들을 기리는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마법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곳, 바로 아넨버그 홀(Annenberg Hall)입니다.


아넨버그 홀이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그 압도적인 비주얼 때문입니다. 이 웅장한 공간은 1874년부터 무도회장, 졸업식장, 시험장으로 쓰이다가 1994년부터는 오직 신입생(Freshmen)들만을 위한 식당으로 변신했습니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공간을 넘어, 아넨버그 홀은 하버드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1874년 지어진 이래 수많은 지성이 이곳을 거쳐 갔고, 지금도 매일 수천 명의 신입생이 19세기 예술품에 둘러싸여 미래를 꿈꿉니다. 아넨버그 홀의 벽면에는 남북전쟁 당시 희생된 하버드 출신 군인들의 초상화와 조각상이 가득합니다. 가장 혈기 왕성하고 미래가 창창한 1학년 신입생들이, 국가와 대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배들의 시선 아래서 밥을 먹고 꿈을 키우는 것입니다.가장 화려한 공간을 가장 서툰 신입생들에게 내어주는 하버드의 전통. 그 속에는 학생들이 서로에게서 배우고 성장하기를 바라는 학교의 깊은 교육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신입생들이 매일 마주하는 웅장한 스테인드글라스와 남북전쟁의 그림들은, 그들이 누리는 학문적 환경이 수많은 역사의 토대 위에 세워졌음을 무언중에 일깨워줍니다. 식당(Dining Hall)이라는 일상의 공간에 역사적 무게감을 더함으로써, 학교는 학생들에게 단순한 지식 습득 그 이상의 가치를 전달하고 있는 것입니다. 갓 입학하여 낯선 환경에 놓인 수천 명의 신입생이 오직 '1학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 공간에 모여 밥을 먹고, 밤을 새우고, 우정을 쌓습니다. 웅장한 건축물 아래서 동기들과 함께한 그 시간들은 학생들에게 단순한 추억을 넘어, 하버드라는 거대한 커뮤니티의 일원이라는 깊은 소속감과 정체성을 심어줍니다. 이제 막 지성의 전당에 발을 들인 학생들에게 "너희가 누리는 이 풍요로운 환경과 학문의 기회는, 앞서간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세워진 것"임을 매 끼니마다 무언중에 가르치기 위함입니다.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빛 아래서, 학생들은 자신들의 식탁이 단순한 밥상이 아니라 역사의 무게를 지탱하는 토대임을 배웁니다. 과거를 기억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태도.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하버드가 신입생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과목이 아닐까요. 가장 시끌벅적한 식사 시간조차 역사의 한 장면으로 만들어버리는 힘, 이것이 바로 하버드가 가진 저력이 아닐까 합니다. 매일 밥을 먹으며 머리 위로 쏟아지는 찬란한 빛과 역사의 무게를 느끼는 것. 어쩌면 하버드생들이 배우는 가장 큰 가르침은 교실이 아니라, 이 오래된 식당의 식탁 위에서 이루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소개동영상 - https://youtu.be/YtIF-CP5y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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