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요리] 영국 말고 하버드! 바삭한 소리까지 맛있는 금요일 점심 이야기 - Fish & Chips
매주 금요일 점심, 하버드대학교 구내식당은 고소한 튀김 냄새로 가득 찹니다. 바로 모두가 기다리는 "피쉬 앤 칩스(Fish and Chips)" 때문이죠. 황금빛으로 완벽하게 튀겨진 생선튀김과 두툼한 감자튀김. 여기에 레몬즙을 살짝 뿌리고 소금을 톡톡, 마지막으로 크리미한 타르타르소스(보스턴에서는 타르터 또는 타더r 쏘스 라고 발음 하더라고요)에 푹 찍어 한입 베어 물면? "바사삭!" 귓가에 울리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입안 가득 퍼지는 담백하고 고소한 생선살의 조화는, 공부에 지친 학생들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마성의 맛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혹시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왜 하필 '금요일'에는 생선일까요?
사실 금요일에 생선을 먹는 건 아주 오래된 서양의 기독교 문화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성금요일(Good Friday)을 기리며, 금욕의 의미로 육고기를 피하고 대신 성경에서 금하지 않은 '생선'을 먹던 관습이 있었거든요. 이 종교적 관습이 시간이 흘러 하나의 식문화로 자리 잡았고, 영국의 대표 음식인 피쉬 앤 칩스가 그 중심에 서게 된 것이죠. 이제는 종교를 떠나 맛있는 한 끼를 즐기는 즐거운 전통이 되었습니다.
하버드의 피쉬 앤 칩스가 맛있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재료'입니다. 냉동 생선이냐고요? 천만에요! 저희는 지역 수산업체와 협력해 가까운 뉴잉글랜드 앞바다에서 갓 잡은 신선한 생선을 공급받습니다. 대구(Cod), 명태(Pollock), 해덕(Haddock), 헤이크(Hake), 가자미(Flounder) 등 그날그날의 어업 상황에 따라 가장 물 좋은 녀석들이 주방으로 배달되죠. 이렇게 도착한 생선은 적당한 크기로 손질한 뒤, 레몬즙으로 비린내를 완벽하게 잡고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해 튀길 준비를 마칩니다.
한국에서는 보통 생선까스를 만들 때 '밀가루-계란물-빵가루' 순서인 일명 '밀계빵' 공식을 많이 쓰시죠? 하지만 저희는 정통 영국식 스타일을 추구합니다. 하버드 스타일의 핵심은 바로 '물반죽'입니다. 튀김가루에 그냥 물이 아닌 '소다(탄산)'를 섞은 반죽을 입힙니다. 이게 바로 식감의 비밀거든요! 뜨거운 기름 속에 반죽이 들어가는 순간, 소다의 가스가 보글보글하고 빠져나가면서 튀김옷과 생선 사이에 공기층을 만들고 수분을 빠르게 날려 보냅니다. 덕분에 껍질은 도톰하게 부풀어 오르면서도, 겉은 마치 과자처럼 파삭하고 속은 촉촉한 최상의 식감이 탄생하죠. 이 방식을 쓰면 시간이 지나도 눅눅해지지 않고 끝까지 바삭함을 유지합니다.
사실 이 과정은 손이 꽤 많이 가고, 튀김의 온도를 맞추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고된 작업입니다. 뜨거운 기름 앞에서 땀 흘리며 튀겨내야 하니까요. 하지만 학생들이 접시를 깨끗이 비우고 "오늘도 최고였어요!"라고 엄지척을 날려줄 때, 그 모든 피로가 씻겨 내려갑니다. 만든 사람으로서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자부심이죠.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수단을 넘어, 그 공동체의 문화와 정성을 나누는 매개체입니다. 하버드의 금요일 점심은 종교적 전통에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로컬 식재료에 대한 철학과 요리사의 기술이 더해져 학생들에게 활력을 주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가장 신선한 재료를 가장 적합한 조리법으로 제공하려는 노력, 이것이 바로 우리의 식탁이 지향해야 할 본질적인 가치일 것입니다. 이번 주말, 여러분의 식탁에도 즐거움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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