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경제]나때는 됐는데 왜 우리 아이들은 안 될까? — 미국 중산층의 조용한 추락
이 이야기가 특별한 건 아니었습니다. 그때는 그게 그냥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였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어떨까요? 이 이야기는 WSJ에 실린 칼럼니스트 William Galston의 회고입니다. 그는 덧붙입니다. "우리 세대의 이야기는 평범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젊은 가족들은 완전히 다른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고요.
"나 때는 말이야, 열심히 일하면 집 한 채쯤은 살 수 있었지." 우리 세대라면 한 번쯤 해봤거나 들어봤을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 자녀들에게 이 말을 꺼냈다가 꼰대소리를 들으셨거나 눈총을 받으셨다면, 사실 그 눈총이 꼭 틀린 건 아닙니다. 숫자가 그렇게 말하고 있으니까요.
지난 반세기 동안 일반 물가는 약 6배 올랐습니다. 그런데 집값은 10배 이상 올랐습니다. 가구 소득도 물가보다는 빠르게 올랐지만, 집값 상승 속도에는 한참 못 미쳤습니다. 1970년대 중반, 집값은 중위 가구 소득의 약 3배였습니다. 지금은 5배입니다. 숫자만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 느끼는 무게는 전혀 다릅니다. 소득의 3배짜리 집을 사는 것과 5배짜리 집을 사는 것은, 출발선 자체가 다른 경기입니다.
처음으로 집을 사는 사람의 중위 연령이 이제 40세라고 합니다. 역대 최고 기록입니다. 전체 주택 구매자 중 생애 첫 집을 사는 비율은 5명 중 1명, 역대 최저입니다. 30대에 집 한 채 마련하는 게 당연하던 시절은 정말로 지나갔습니다.
교육비는 또 어떨까요. 1975년 공립 4년제 대학의 연간 등록금은 $542였습니다. 2025년엔 $10,340입니다. 사립대는 $2,291에서 $39,307로 뛰었습니다. 학자금 대출이 젊은 세대의 발목을 잡는 건 단순히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닙니다. 구조적인 현실입니다.
여기서 조금 의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미국 싱크탱크 AEI의 연구에 따르면, 상위 중산층(upper middle class)의 비율이 1979년 전체 가구의 10%에서 2024년에는 31%로 크게 늘었습니다. 연 소득 15만 달러 이상 가구의 비율도 1969년 5.5%에서 2024년 26.1%로 급증했습니다. 잘사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세상이 더 살기 좋아져야 할 것 같은데, 왜 중산층과 서민들은 오히려 더 힘들다고 느낄까요.
답은 이렇습니다. 가격에 덜 민감한 상위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주택 시장에서 가격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게 된 겁니다. 집값 경쟁에서 밀린 중산층 가족들은 점점 더 먼 곳으로, 더 작은 집으로 밀려납니다. 외식도, 육아 비용도, 좋은 학군도 마찬가지입니다. 거기다 헤지펀드를 비롯한 많은 기업자금들이 주택시장에서 경쟁하면서 집값은 더 뛰었습니다.
시장이 바뀌자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25,000 안팎의 새 차 모델 수는 2012년 12종에서 2026년 4종으로 줄었습니다. 항공사들은 이코노미 좌석 비율을 줄이고 비즈니스 클래스를 늘리는 방향으로 기내를 재편하고 있습니다. 젊은 가족들이 처음 살 만한 소형 주택, 이른바 스타터 홈이 전체 주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서 20%로 쪼그라들었습니다. 기업들이 생존모드로 바꾸면서 마진이 적은 보통 사람들을 위한 선택지 자체가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 현실을 알고 나면 막막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구조를 이해해야 전략을 세울 수 있으니까요. 여러가지 은퇴저축계좌는 세제 혜택이 있는 도구입니다. 자녀가 어릴 때부터 조금씩 넣어두면, 복리의 시간이 가장 큰 무기가 됩니다. 주택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제, 어떤 지역에서,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지를 미리 설계하는 것이 지금 시대의 내 집 마련 전략입니다. 막연히 기다리는 것과 준비하며 기다리는 것은, 10년 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집니다.
"나 때는 됐는데..."라는 말은 이제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세상이 바뀌었다는 걸 우리 모두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포기할 이유도 없습니다. 출발선이 달라졌다면, 전략도 달라지면 됩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나씩 해나가는 것. 그것으로 충분하고, 그것이 지금 우리가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을 더 알아가서인지는 몰라도 뭔가 더 빡빡해지고 촘촘해지는 것을 개인적으로 느낌니다. 나 자신도 걱정이지만 다음 세대들에 대한 걱정이 커지는것도 나때는 이라는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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