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은퇴준비] 모으기만 하던 401(k)의 변신, 평생 월급 주는 연금으로 바꾸기?
은퇴자들의 가장 큰 고민중 하나는 바로 "내가 모은 돈이 내 수명보다 먼저 바닥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은퇴계좌에 열심히 돈을 쌓는 법만 배워왔지, 정작 은퇴 후에 이 돈을 어떻게 안전하게 꺼내 써야 할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명쾌한 답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트럼프 행정부에서 발표한 새로운 규정안이 우리의 이런 고민에 하나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작년 8월 트럼프대통령이 사인한 행정명령이 있습니다. 당시 401(k)에서 암호화폐 와 사모펀드에 투자를 할 수 있다고 해서 많은 관심을 받았죠. 이 행정명령에 대한 후속조치로 미국 노동부 (Department of Labor)에서 3월 30일에 공식적인 초안이 발표되었고, 지금은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는 의견 수렴 기간(Public Comment Period)입니다. "사모펀드 회사들이 노동자들의 401(k) 은퇴 자금을 약탈할 수 있는 자유 이용권을 가져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하는 반대의견도 있지만 이 사안이 과도하게 정치화되기 전에, 우리가 집중해야 할 본질적인 목표는 바로 은퇴자산의 안정성입니다.
이 법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사모펀드나 헤지펀드 같은 대체 자산의 활용입니다. "위험한 거 아니야?"라고 걱정하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 주정부나 지방정부의 연금 펀드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전체수익율을 올리기 위해 자산의 상당부분을 이런 대체 투자에 할당해 왔습니다. 주식 시장이 흔들릴 때 나를 지켜줄 수 있는 다양한 바구니에 돈을 나누어 담는 것이죠. 이 변화를 두고 "서민의 돈을 사모펀드가 가로채려 한다"는 정치적 비판도 들립니다. 하지만 우리가 똑똑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지점은 이것이 개인에게 위험한 투자를 직접 하라고 떠미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법적으로 엄격한 책임이 있는 전문가인 수탁자(fiduciaries)들이 소송 걱정 없이 소신껏 좋은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 준 것입니다. 전문가가 수탁 의무(fiduciary duty)를 다해 우리를 대신해 똑똑하게 굴려준다면, 우리는 그 혜택을 누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죠.
하지만 제가 주목한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401(k)의 투자 옵션중에 연금상품이 포함된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401(k)는 사실 철저한 각자도생 시스템이었습니다. 투자가 잘못되어 원금을 잃을 위험(investment risk)도, 생각보다 너무 오래 살아서 돈이 모자랄 위험(longevity risk)도 모두 우리 개인이 짊어져야 했죠. 이번 법안의 핵심중 하나는 우리의 401(k)를 전통적인 확정 급여형 연금(defined-benefit pension plan)처럼 작동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고용주가 플랜 안에 '평생 소득 솔루션(lifetime income solutions)'을 도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죠. 쉽게 말해, 내가 죽을 때까지 정해진 금액이 따박따박 나오는 기능을 내 은퇴 계좌에서 고를수 있게 된 것입니다.
연금을 이야기 할때마다 따라오는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수수료(Fee)입니다. 연금의 성격상 20~30년 후에 일어날 수도 있는 일에 대한 확률적 계산으로 수수료가 결정되므로 이 불확실성 때문에 어느 누구도 만족하기 힘든 구조입니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큰 돈을 맏기는데 수수료로 다 떼어가는것 같고, 운영사 입장에서는 예상보다 장수하게 될 수도 있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이 수수료 수입으로 앞으로의 회사운영이 가능할까 라는 고민이 되죠. 그래서 사람의 수명을 확률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생명보험회사만이 연금상품을 판매할 수 있고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는거죠. 반드시 화려한 안내서뒤에 숨어있는 수수료 구조를 꼼꼼하게 살펴서 현명한 선택을 해야하는 이유입니다.
조만간 여러분의 401(k)플랜에 새로운 옵션 - 다양한 대체자산과 평생소득상품들 - 이 보이기 시작할 겁니다. 꼼꼼하게 비교해 보시고 필요하면 전문가와 상의하여 어떻게 활용하여 내 노후를 준비할지 고민해 보십시오.
내 계좌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보며 가슴 졸이는 대신, 매달 들어오는 연금을 확인하며 여유롭게 요리를 즐기고 친구들과 차 한잔할 수 있는 삶. 그것이 바로 우리가 꿈꾸는 진짜 은퇴의 모습 아닐까요?
적절한 때에 적절한 금액을 적절한 방법으로 찾아서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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