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생활] AI로 숙제를 하는 시대, 우리의 은퇴 설계는 안전할까요?

 

요즘은 "세상이 참 무섭게 변한다"는 말이 절로 나올 때가 많습니다. 엊그제 같던 기술이 벌써 구식이 되고,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영역을 어디까지 대신할지 논쟁이 뜨겁습니다. 오늘은 하버드대학 학생 신문인 The Crimson이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흥미로운 설문조사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결과는 꽤 충격적입니다. 하버드생들은 평균적으로 자기 과제의 34.5%를 AI를 이용해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응답자의 13%는 숙제의 70%에서 100%를 AI에게 맡기고 있었죠. 

재미있는 점은 전공별 온도 차이입니다. 수학이나 공학 전공생들은 인문학 전공자보다 AI를 두 배 이상 많이 사용합니다. 이들에게 AI는 복잡한 계산을 돕는 유능한 조수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정작 이 학생들의 마음속엔 불안함이 가득했습니다. 하버드생의 무려 65%가 AI가 자신의 취업 전망을 해칠 것이라고 답했거든요. 최고의 엘리트들조차 '기계가 나를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실존적인 공포를 느끼고 있는 셈입니다.

이 조사 결과를 두고 신문은 날카로운 사설을 내놓았습니다. "하버드여, AI 유행에서 뛰어내려라"라는 제목이었죠. 학생들이 당장의 과제를 빨리 끝내기 위해 '최적화'를 선택하지만, 그 과정에서 진짜 실력인 비판적 사고와 분석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경고입니다.

학교 측은 이제 다시 과거로 돌아가려 합니다. 종이 책을 읽고, 대면 시험을 치르고, 구술 면접을 강화하는 식으로 말이죠. 왜 그럴까요? 지름길만 찾다 보면 결국 자기 주도성을 잃게 되기 때문입니다. 내 머리로 고민하고 땀 흘려 얻지 않은 결과물은 결국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하버드는 다시 일깨우고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우리의 재정 관리를 생각했습니다. 요즘은 로보 어드바이저나 각종 투자 앱이 알아서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시대입니다. 버튼 몇 번이면 "전문가가 추천하는 노후 자산"이 완성되죠.  하지만 하버드생들이 AI에게 생각을 맡기며 학습 기회를 날려버리듯, 우리도 재정적인 의사결정을 기술이나 타인에게 통째로 맡겨버리고 있지는 않은가요?

진정으로 스마트한 재정 관리는 다음 세 가지 원칙에서 시작됩니다.

첫째, 도구는 쓰되 주인은 나여야 합니다. AI가 세금 계산이나 데이터 정리를 도와줄 순 있지만, "어떤 노후를 보낼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인 가치 판단은 기계가 대신해줄 수 없습니다.

둘째, 비판적으로 질문해야 합니다. "남들이 좋다는 투자처가 왜 좋은지 내가 직접 설명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AI로 쓴 숙제와 다를 바 없습니다. 시장이 흔들릴 때, 나만의 확신이 없는 투자는 가장 먼저 무너집니다.

셋째,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세요. 은퇴 후의 삶은 돈으로만 완성되지 않습니다. 따뜻한 인간관계, 직접 요리해 먹는 건강한 식사, 그리고 끊임없이 배우는 지적 호기심이야말로 AI가 절대 침범할 수 없는 우리만의 고유 자산입니다.

하버드 학생들이 취업 전망을 걱정하며 AI를 덜 쓰는 경향을 보였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결국 위기의 순간에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편리한 도구'가 아니라 '단단해진 나 자신'입니다.

오늘 저녁엔 내가 가지고 있는 은퇴계좌를 한 번 열어보세요. 그리고 숫자 너머에 담긴 나의 계획을 차분히 생각해보십시오. 조금 느려도 괜찮습니다. 내 손으로 직접 일구는 노후야말로 가장 견고하고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댓글

  1. 주와 부가 섞이다못해 주객이 전도되다면 그 상황은 주 입장에서는 매우 위험한 것이 된다는것은 여러 경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체적인 흐름을 알고 있는 주인과 모르고 있는 주인은 비교대상이 되지 않음을 깨닫고 적어도 내인생의 흐름을 알고 테크놀로지를 이용하는 내가 되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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