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 [은퇴준비] 주식은 무섭고, 은행 이자는 너무 적고…— 은퇴 자금을 위한 '다년 보장 연금(MYGA)'

 

은퇴를 앞두거나 막 은퇴를 하신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주식은 이제 무서워서 못 하겠고, 그렇다고 은행에 넣어두자니 이자가 너무 적어요." 열심히 모아온 돈을 잃지는 않되, 그렇다고 잠만 재우기엔 아깝다는 마음. 그 마음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이해됩니다.

오늘은 그 고민에 꼭 맞는 상품 하나를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바로 다년 보장 연금(MYGA, Multi-Year Guaranteed Annuity, 마이가)입니다. 이름이 MAGA와 비슷해 헷갈리게 느껴지실 수도 있지만, 개념은 생각보다 훨씬 단순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어떻게 활용되는지 구체적인 사례로 풀어드리면 바로 이해가 되실 겁니다.

MYGA는 보험회사가 발행하는 확정금리 상품입니다. 한꺼번에 목돈을 맡기면, 보험회사가 계약서에 명시된 이율을 계약 기간 내내 - 보통 3년, 5년, 7년, 혹은 10년- 변함없이 보장해 줍니다. 주식시장이 오르든 내리든, Fed 가 금리를 올리든 내리든, 제가 계약할 때 정해진 이율은 끝까지 그대로입니다.

MYGA는 은행의 정기예금(CD, Certificate of Deposit)과 가장 많이 비교되는데요, 구조는 비슷하지만 중요한 차이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MYGA의 이자는 일반적으로 CD보다 높습니다. 2026년 현재 A등급 이상 보험회사들의 MYGA 이율은 연 5%에서 5.75% 수준으로, 같은 기간 CD 이율보다 1~1.5%포인트가량 높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둘째, CD는 매년 이자에 세금을 내야 하지만, MYGA는 실제로 돈을 인출하기 전까지는 세금이 유예(Tax Deferral)됩니다. 복리로 굴러가는 돈에서 세금을 먼저 떼지 않으니, 장기적으로 보면 실질 수익 차이가 꽤 커집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떤 분들이, 어떻게 활용하고 계실까요?

사례 1 - 은퇴 후 매달 생활비를 받으시는 정 선생님 (가상 사례)

올해 68세이신 정 선생님은 몇 년 전 은퇴하셨습니다. 소셜 시큐리티와 작은 연금을 받고 계시지만, 생활비를 충당하기엔 조금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401(k)에 모아둔 약 $30만 달러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시다가, 그중 $20만 달러를 5년짜리 MYGA에 넣으셨습니다.

이율은 연 5.5%. 정 선생님은 매년 이자를 인출하는 방식을 선택하셨습니다. $20만 달러의 5.5%는 $11,000. 이걸 12개월로 나누면 매달 약 $917 달러가 들어오는 셈입니다. 이 돈이 소셜 시큐리티 수입에 더해지면서, 생활비 걱정이 한결 줄었습니다. 원금인 $20만 달러는 손대지 않으니, 5년 뒤에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MYGA는 보통 가입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이자 부분을 위약금 없이 인출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금은 계약 기간 동안 묶여 있지만, 이자만큼은 꺼내 쓸 수 있는 구조이지요. 정 선생님처럼 "원금은 지키되, 이자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싶다"는 분들에게 잘 맞는 방식입니다.

사례 2 -CD 만기 후 MYGA로 갈아타신 박 사모님 (가상 사례)

박 사모님(64세)은 2년 전, 은행 CD에 $15만 달러를 넣어두셨습니다. 당시 이율이 꽤 괜찮았거든요. 그런데 최근 만기가 돌아와 갱신하려고 보니, 은행에서 제시하는 새 이율이 예전보다 많이 내려가 있었습니다. 은행 창구 직원이 제시한 2년짜리 CD 이율은 3.8%. 예전에 받던 것보다 낮았습니다.

지인을 통해 MYGA 이야기를 들은 박 사모님은 비교를 해보셨습니다. A등급 보험회사의 5년짜리 MYGA는 5.5%를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5년이라는 기간이 처음엔 길게 느껴지셨지만, 남편분과 함께 생각해보니 이 돈은 당장 쓸 돈이 아니었습니다. 긴급자금으로 쓸 몫은 따로 은행에 두고, 이 $15만 달러만큼은 5년간 MYGA에 묻어두기로 하셨습니다.

5년 뒤, MYGA가 만기가 되면 $15만 달러는 얼마가 되어 있을까요? 연 5.5% 복리로 계산하면 약 $19만 6천 달러입니다. CD에 3.8%로 넣어두셨다면 약 $18만 달러였을 것과 비교하면, 약 $16,000 달러를 더 벌게 되는 셈입니다. 세금 이연 효과까지 더하면 실질 차이는 더 벌어집니다. CD가 매년 이자에 세금을 내는 동안, MYGA는 만기까지 세금을 내지 않으니까요.

사례 3 - 은퇴 준비 중 안전 자산 비중을 늘리신 김 선생님 (가상 사례)

아직 현직에 계신 58세 김선생님은 몇 해 전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렸을 때, 포트폴리오의 상당 부분이 한꺼번에 줄어드는 걸 경험하셨습니다. "은퇴가 코앞인데,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자산 배분을 다시 들여다보셨지요.

결국 김 과장님은 주식형 펀드에 집중되어 있던 자산 중 일부를 빼서, $10만 달러를 7년짜리 MYGA에 넣으셨습니다. 이율은 연 5.45%. 65세에 은퇴할 계획이니, MYGA 만기가 딱 그 시점과 맞아떨어집니다. 7년 후 이 $10만 달러는 복리로 불어나 약 $14만 5천 달러가 됩니다. 주식은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지만, 이 $14만 5천 달러는 어떤 일이 있어도 보장된 숫자입니다. 은퇴 시점에 확실히 손에 쥘 수 있는 돈이 생겼다는 사실이, 김 과장님에게는 큰 심리적 안정감이 되었습니다.

MYGA가 여러모로 매력적인 상품이지만, 가입 전에 반드시 짚어봐야 할 부분들이 있습니다.

  • 중도 해지 위약금(Surrender Charge) - 계약 기간 중에 원금을 빼려 하면 위약금이 붙습니다. 보통 첫해 8~9%에서 시작해 매년 1%씩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대부분의 MYGA는 매년 계좌 가치의 10%까지는 위약금 없이 인출할 수 있습니다. 당장 쓸 가능성이 있는 돈은 넣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 59½세 이전 인출 세금 벌금 - 59세 반이 되기 전에 인출하면 이자 부분에 대해 IRS로부터 10%의 조기 인출 벌금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 상품이 50대이하에 맞지않는 이유입니다. 연령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 첫해 보너스 이율에 주의 - 일부 상품은 첫해만 이율이 높고, 이후엔 낮아지는 구조를 씁니다. 예를 들어 첫해 6.6%, 이후 4년은 4.0%짜리 상품은 실제 만기 수익률(Yield to Maturity)이 약 4.6%에 불과합니다. 광고에 나온 숫자만 보지 마시고, 반드시 계약 기간 전체의 실질 수익률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 보험회사 등급 확인 - MYGA는 FDIC로 보호받는 은행 예금이 아닙니다. 보험회사의 지급 능력이 보증의 근거입니다. AM Best 기준 A등급 이상인 회사를 선택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한 각 주(State)마다 보험보증기금(State Guaranty Association)이 있어 일정 한도 내에서 추가적인 보호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 주(State)별 가용 상품 확인 - MYGA는 주마다 판매 가능한 상품과 이율이 다를 수 있습니다. 거주 주에서 판매 허가를 받은 상품인지 반드시 확인하세요.

은퇴 자산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잃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보다, 힘들게 모은 돈을 지키면서 꾸준히 불려나가는 것이 오히려 더 현명한 전략일 수 있습니다. MYGA는 그런 의미에서, 변동성이 큰 투자 세계에서 한 발짝 물러나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자산을 키워나가는 방법입니다.

물론 MYGA가 모든 분께 최선의 선택은 아닙니다. 유동성이 필요한 분, 공격적인 성장을 원하시는 분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잃고 싶지 않다, 그러나 그냥 두기는 아깝다"는 마음이 드신다면, 한 번쯤 진지하게 살펴볼 만한 선택지임은 분명합니다.

* 이 글은 교육 목적의 일반적인 정보를 담고 있으며, 개인의 재정 상황에 따른 구체적인 결정은 반드시 면허를 갖춘 재정 전문가와 상담하신 후에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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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잘 몰랐던 것을 쉽게 설명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한 수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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