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 [은퇴준비] 미국인들이 은퇴를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 2026 EBRI Report
비영리 연구기관인 Employee Benefit Research Institute, EBRI는 매년 미국인의 은퇴 자신감을 측정하는 조사를 발표합니다. 올해로 36년째를 맞은 이 은퇴신뢰도조사(Retirement Confidence Survey, RCS)는 2026년 1월, 근로자와 은퇴자를 포함한 2,052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습니다. Greenwald Research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 결과는 WSJ이 최근 보도하며 널리 알려졌습니다. 숫자들이 말하는 현실은 꽤 무겁습니다.
은퇴 후 편안한 생활을 위한 자금이 충분할 것이라고 자신하는 근로자는 61%에 그쳤습니다. 2025년의 67%, 2021년의 72%에서 계속 내려온 수치로, 지난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은퇴자들의 자신감도 73%로, 작년 78%에서 떨어졌습니다. 더 들여다보면 걱정되는 숫자들이 더 있습니다. 물가 상승을 따라잡을 만큼 충분한 자금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근로자는 58%, 은퇴자는 71%에 불과했습니다. 재정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고 답한 근로자는 전체의 5분의 2에도 못 미쳤고, 은퇴자 중에서도 절반 정도만이 자신의 재정 상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은퇴자의 41%는 은퇴 초기에 예상했던 것보다 실제 지출이 더 많다고 답했습니다. 예상보다 더 많이 쓰게 되는 노후, 그 현실이 숫자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원인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인플레이션입니다. 자신감이 낮다고 답한 근로자 중 4분의 1이 그 이유로 물가와 생활비 상승을 꼽았습니다. 둘째는 소셜 시큐리티와 메디케어에 대한 불안입니다. 근로자의 78%, 은퇴자의 69%가 미국 정부가 은퇴 시스템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을 우려한다고 답했습니다. 소셜 시큐리티가 현재와 같은 수준의 혜택을 미래에도 제공할 것이라는 은퇴자의 신뢰도는 작년보다 낮아졌고, 메디케어 혜택이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믿는 비율도 감소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의 재정전문가 Jim Claire는 WSJ 인터뷰에서 많은 고객들이 소셜 시큐리티 수령을 최대한 일찍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다가 정부가 규정을 바꿔버릴까 봐 걱정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셋째는 부채 문제입니다. 근로자의 65%가 부채가 재정에 부담이 된다고 답했으며, 이 중 4분의 1은 부채가 심각한 문제라고 했습니다. 근로자의 절반은 신용카드 빚을 지고 있고, 약 10명 중 4명은 모기지를 제외한 부채가 2만 5천 달러를 넘습니다. 부채로 인해 은퇴 저축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한 근로자는 무려 60%에 달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통계가 있습니다. 근로자들이 예상하는 은퇴 연령의 중간값은 65세이지만, 실제 은퇴자들의 중간 은퇴 연령은 62세였습니다. 은퇴자의 거의 절반이 계획보다 일찍 은퇴했다고 답했는데, 그 이유의 4분의 3이 본인의 의지와 무관한 것들이었습니다. 건강 문제나 장애, 혹은 직장에서의 예상치 못한 변화가 주된 이유였습니다. "나중에 더 준비하고 은퇴하면 된다"는 생각이 얼마나 불확실한 가정 위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 3년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비상금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또한 근로자의 절반 가까이(48%)는 기술이나 AI가 미래의 재정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반면, 재정 전문가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의 약 40%에 그쳤습니다. 어디서 도움을 받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한 근로자도 43%나 되었습니다.
리포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은퇴자들과 예비 은퇴자들 사이의 '자신감 격차'였습니다. 흥미롭게도 현재 은퇴 생활을 하고 계신 분들은 예상보다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일하고 계신 분들의 불안감은 역대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특히 물가 상승과 의료비용에 대한 걱정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는데요. 이는 단순히 돈이 부족해서라기보다, 미래의 불확실성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심리적 요인이 큽니다. 데이터는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 모르는 상태 그 자체"라고요.
두려움은 외면한다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숫자를 직면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소셜 시큐리티 수령 시기를 언제로 할 것인지, 보장형 상품이 나의 은퇴 계획에 맞는지, 지금의 부채 구조가 노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런 질문들을 혼자 안고 계시다면, 지금이 바로 재정 전문가와 함께 점검해볼 때입니다. EBRI 조사에서도 재정 어드바이저와 함께하는 은퇴자들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높은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불안한 시대일수록, 혼자보다 함께 준비하는 것이 훨씬 든든합니다.
* Employee Benefit Research Institute와 Greenwald Research가 공동 발표한 2026 Retirement Confidence Survey 전체내용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제 성격인지는 몰라도 삶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본적이 있었나 하는 의문이 먼저 드네요. 특히 은퇴후에 저 정도의 자신감을 갖고 있는 미국인들이 있다는것은 그만큼 대비가 여러모로 잘 되어있다고 자신하는 것인것 같아 부럽습니다. 조심조심 하루하루를 살아 내는 사람들의 한명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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