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경제] 난리났다는데 왜 주식은 오르나요? — Fidelity가 짚어주는 2026 중간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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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들어 뉴스를 볼때마다 한숨이 나오셨나요? 중동에서는 전쟁이 일어났고,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유가가 고공행진을 한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중앙은행 목표치를 웃돌고, 대형 기업들의 감원 뉴스도 심심치 않게 들려왔지요. 401(k) 잔고를 들여다보기가 무섭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S&P 500 지수가 1분기에 급락하며 조정 영역 직전까지 갔다가, 4월이후에 사상 최고치를 찍고 훌쩍 돌아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물으십니다. "이 난리통에 주식시장은 왜 오르는 거죠?"  Fidelity의 전략 자문팀은 2026년을 중간 점검하며 "당장 경기침체(Recession)를 예고하는 징후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러나 불안한 뉴스 헤드라인과 실제 경제 사이에는 꽤 큰 간극이 있으며, 그 간극을 이해하는 것이 침착한 투자 판단의 출발점이 됩니다.  아래 다섯 가지 신호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유가가 충격을 주고 있지만, 아직 성장을 꺾을 수준은 아닙니다. 배럴당 100달러는 심리적 경계선일 뿐,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과거 오일쇼크 때보다 실질 가격은 낮습니다. 무엇보다 오늘날 미국 가계는 소득이 높아지고 에너지 효율도 개선되어, 에너지 비용이 가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습니다. 다만 유가가 장기간 높게 유지된다면 소비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2. 기업 이익이 견고합니다. 2026년 1분기에 S&P 500 기업의 80% 이상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매출이 늘었을 뿐 아니라, 그 이익이 영업 마진으로 실제로 흘러들어 오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AI 관련 기술 투자가 기업 실적을 견인하는 큰 축이 되고 있습니다. 3. 기업들이 투자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Manufacturing PMI)가 1년여의 수축 국면을 벗어나 확장 영역으로 ...

150. [노후준비] 내가 쓰면 요양비, 안 써도 유산 — 하이브리드 LTC 보험이 조용히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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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미국에서 수십 년을 열심히 일하며 은퇴 계좌를 채워온 이유는 결국 하나입니다. 은퇴 후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이지요. 그런데 그 자유를 가장 크게 위협하는 복병이 의료비용이죠. 특히 장기간병비용(Long-Term Care Cost)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중 70%가 생애 한 번은 간병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고 합니다. 셋 중 둘은 언젠가 요양원이나 생활보조시설, 혹은 자택 방문 요양 서비스의 신세를 지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2025년 기준으로 요양원(Nursing Home) 개인실 1년 비용은 약 13만 달러, 생활보조시설(Assisted Living)은 연간 약 7만 4천 달러에 달합니다. 메디케어는 이런 장기요양 비용을 거의 커버하지 않습니다. 단기 재활 목적의 전문간호시설(Skilled Nursing Facility) 비용은 일부 지원하지만, 말 그대로 '오래 머무는 돌봄'은 기본적으로 본인 부담입니다. 평생 모아온 재산이 불과 몇 년 만에 요양비로 녹아버리는 경우를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보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래서 한때 많은 분들이 단독 장기요양보험(Stand-alone Long-Term Care Insurance)에 눈을 돌렸습니다. 그런데 이 보험에는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매년 보험료를 성실하게 납부하다가, 다행히 건강하게 세상을 떠나면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마치 도박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건강한 분들은 보험료 부담을 느껴 떠나고 건강이 좋지 않은 분들만 남게 되면서 보험사들이 예상보다 훨씬 많은 보험금을 지급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여러 보험사들이 수년이 지난 뒤 보험료를 대폭 인상하거나 아예 시장에서 철수해 버리는 일들이 생겼습니다. 보험료를 꼬박꼬박 납부해온 가입자들이 어느 날 갑자기 "보험료가 40% 오릅니다"라는 통보를 받는 상황이 속출했고, 결국 많은 분들이 중도에 해지...

149. [건강] 백 세 시대의 자산관리, 건강이라는 '기초 자산'부터 점검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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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The New York Times에서 아주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습니다. 장수 전문가들이 전하는 '더 건강하게, 더 오래 사는 법'에 대한 조언이었는데요. 단순히 무엇을 먹으라는 식의 뻔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지탱하는 '도구'와 '습관'에 대해 아주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있었습니다. 읽다 보니 우리가 은퇴를 위해 연금(401k)이나 개인 은퇴 계좌(IRA)를 차곡차곡 쌓는 것처럼, 우리의 몸도 '건강 수명(Healthspan)'이라는 자산을 관리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기사에서 소개된 장수의 비결, 그리고 그 비결을 실현해 줄 구체적인 아이템들을 소개합니다. 1. 근육은 노후를 위한 가장 확실한 연금입니다 기사에서 가장 강조된 것 중 하나가 바로 근력 운동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데, 이는 단순한 외모의 문제가 아니라 낙상 방지와 대사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운동의 시작은 발을 보호하는 것부터입니다. 기사는 장수를 위한 걷기와 운동을 위해 Brooks Adrenaline GTS나 Asics Gel-Kayano 같은 안정화(Stability shoes)를 추천합니다. 발의 아치를 단단하게 지지해 주어 관절에 무리가 가는 것을 막아주죠. 신발에 투자하는 150달러는 나중에 관절 수술비로 나갈 수만 달러를 아껴주는 최고의 투자 수익이 될것입니다. 비싼 헬스장 등록보다 중요한 것은 '접근성'입니다. 테라밴드(TheraBand) 같은 저항 밴드(Resistance bands)는 보관이 쉽고 근육에 지속적인 자극을 줍니다. 또한 보우플렉스(Bowflex)의 가변형 덤벨은 공간을 적게 차지하면서도 다양한 무게 조절이 가능해 근력을 체계적으로 키우기에 적합합니다. 2. 예방이 곧 최고의 절세 전략입니다 질병이 발생한 후 치료를 넘어, 사전에 예방하고 최적화의 중요성을 언급합니다. 정기검진을 통해 미리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재정 관리에서 미리 ...

148. [경제] 800점이었던 내 신용점수가 집을 사자마자 떨어진 이유 - 미국 신용 시스템의 역설과 지혜로운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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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점수(Credit Score)가 처음으로 800점을 넘기던 날의 그 짜릿함,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마치 인생의 큰 시험에서 A학점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었지요. 그런데 참 아이러니한 것이, 내 집 마련이라는 오랜 꿈을 이루고 난 뒤 오히려 이 점수가 툭 떨어지는 경험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열심히, 성실하게 살고 있는데 왜 점수는 뒷걸음질 칠까?"라는 억울한 마음이 드시는 것, 충분히 이해합니다. 오늘은 우리를 울고 웃게 만드는 이 '숫자' 뒤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먼저 한 가지 중요한 것부터 짚고 싶습니다. 신용점수는 여러분의 가치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이 점수를 자신의 경제적 성실함이나 인격의 지표처럼 받아들이시곤 합니다. 하지만 신용점수란 대출 기관이 위험을 측정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도구일 뿐, 당신의 인간적 가치나 전반적인 재정 상태를 온전히 대변하지는 않습니다. 이 신용점수라는 파이는 크게 다섯 조각으로 나뉩니다. 결제 이력(Payment History) - 제일 큰 조각, 청구서를 제때 납부했는가? 부채 잔액(Amounts Owed) - 현재 빚이 얼마나 남아 있는가? 신용 기간(Length of Credit History) - 얼마나 오래 신용을 쌓아왔는가? 신용 종류(Credit Mix) - 모기지, 카드, 할부 등 다양한 종류의 신용을 갖고 있는가? 신규 신용(New Credit) - 최근 새로 신청한 대출이 있는가? 바로 여기서 재미있는 역설이 생깁니다. 집을 사기 위해 모기지를 받는 순간, 시스템은 당신이 '더 많은 빚을 졌다'고 판단해 일시적으로 점수를 낮춥니다. 경제적으로 가장 큰 성취를 이룬 바로 그 순간에 점수는 오히려 떨어지는 셈이지요. 억울하게 느껴지실 수 있지만, 이것은 시스템이 고장 난 것이 아니라 원래 그렇게 설계된 것입니다. 또,  평생 성실하게 현금 위주로 생활해 오신 분들은 종종 이런 의문을 가지십니다. "나는 빚도 없고...

147.[생활] 미국 집 유지비의 역습 - 황당하고 무서운 수리비 사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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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오래 살다 보면 '집'은 단순한 건물을 넘어 우리 가족의 추억이 담긴 소중한 공간이 됩니다. 하지만 사람의 몸처럼 집도 나이가 들지요. 때로는 우리에게 배신감을 안겨주며 가혹한 고지서가 날아오기도 합니다. 최근 WSJ에서 보도된 기사를 읽으며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33년 된 집 마당에 갑자기 9미터 깊이의 싱크홀이 생겨 4만 달러가 넘는 수리비가 들었다는 이야기, 남의 일 같지 않으시죠? 오늘은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운 집 '집주인들을 경악하게 만든 수리비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은퇴 후 고정된 수입으로 생활해야 하는 시기에 이런 '비용의 습격'은 우리의 평온한 노후 설계를 흔들어 놓기도 합니다. 기사에 소개된 5명의 실제 사례를 통해, 우리가 은퇴 자산 관리 측면에서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아봅니다. 1. 마당에 나타난 9피트의 블랙홀 - 조지아주 33년 된 집에 살던 Bob 씨는 어느 날 마당이 통째로 사라지는 공포를 경험했습니다. 집 근처 3피트까지 다가온 9피트 깊이의 거대 싱크홀 때문이었죠. 원인은 놀랍게도 집을 지을 당시 빌더가 건축쓰레기를 몰래 묻어둔 것이었습니다. 수십 년간 썩어버린 폐기물이 지반을 무너뜨린 것이죠. $41,000달러를 써서 보수했지만 보험 처리가 전혀 되지 않았고, 땅을 파보기 전까지는 정확한 수리비를 예상할 수조차 없었습니다. 2. 천장 위 불청객과의 동거 - 캘리포니아주 2019년 새집으로 이사한 Benjamin씨는 천장에서 들리는 수상한 소리에 다락을 확인했다가 기겁했습니다. HVAC 덕트가 쥐와 라쿤의 집이 되어 있었거든요. 천식을 앓던 그는 가족의 건강을 위해 시스템 전체를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20,000 (견적금액은 $15,000)을 지불하게 되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조 시스템관리가 건강과 직결될 뿐 아니라 예기치 못한 큰 지출을 만든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3. 여행 대신 드라이브웨이 - 아이다호주 65년 된 주택에 사는 ...

146.[경제] 우리가 은행의 VIP고객인 이유 - 은행 가치의 60%는 당신의 무관심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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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일반 가정에서는 매달 전기세, 인터넷 요금, 보험료가 통장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갑니다. 통장 잔액을 마지막으로 들여다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으시지요? 저도 그렇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은행 계좌는 그냥 '거기 있는 것'이 되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그런데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나온 연구보고서 “Dynamic Competition for Sleepy Deposits”를 보다가 스스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혹시 나도, 은행이 가장 좋아하는 유형의 고객인 건 아닐까 하고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Mark Egan 교수와 Adi Sunderam교수 연구팀은 2002년부터 2023년까지 164개 은행과 신용조합의 2천5백만 개 이상의 계좌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는 꽤 놀라웠습니다. 매년 전체 예금자의 무려 94%가 더 높은 이자를 주는 곳이 있어도 그냥 같은 은행에 돈을 두고 산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런 고객들을 '졸린 예금자(sleepy depositor)'라고 불렀습니다. 잠든 것처럼 자기 돈에 무관심한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계좌가 닫히는 경우도 대부분 더 좋은 조건을 찾아서가 아니라, 이사를 하거나, 계좌 주인이 세상을 떠나거나, 은행이 먼저 정리하는 경우였습니다. 스스로 떠나는 사람은 생각보다 훨씬 적었습니다. 그렇다면 은행 입장에서 이 '졸린 고객들'은 어떤 의미일까요? Egan교수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은행 가치의 약 60%는 예금자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비롯됩니다." 새 고객을 유치하는 데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듭니다.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예금 1달러를 끌어오는 데 은행은 15센트를 잃고, 그 고객이 '졸린 상태'로 정착해서 수익을 내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반면 이미 잠들어 있는 고객에게는 굳이 높은 이자를 줄 필요가 없습니다. 고객도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고요. 금리가 오를 때도, 시장 경쟁이 치열할 때도,...

145. [생활] 전화 한 통에 평생 모은 돈이 사라집니다 — 시니어를 노리는 금융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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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이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FTC)에 60세 이상 시니어들이 신고한 사기 피해액이 2024년 한 해 동안 무려 24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2023년보다 26%나 늘어난 수치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인공지능과 딥페이크 기술로 무장한 사기꾼들이 있습니다. 전직 FBI 수사관 출신인John Schwartz는 사기꾼들이 시니어를 집중적으로 노리는 이유로 두 가지를 꼽습니다. 감정적 취약성과 디지털 친숙도의 차이입니다. 두려움, 긴박감, 혼란을 이용해 판단력을 흐리게 만드는 것이 이들의 핵심 전략입니다. 수법을 미리 알고 있어야 당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WSJ 기사에서 소개한 미국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시니어 대상 금융 사기 네 가지를 하나씩 짚어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투자 사기(Investment Scam)입니다. "원금 보장에 고수익"이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주로 가상화폐나 고수익 펀드를 미끼로 삼아, 자신이 전문 투자 매니저라고 속이고 대신 운용해 주겠다며 접근합니다. 피해자가 돈을 송금하면 매달 그럴싸한 가짜 수익 명세서를 보내주며 신뢰를 쌓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끊깁니다. Association of Certified Fraud Examiners의 회장 John Gill은 이 명세서들이 너무 정교해서 구별하기 어렵다고 경고합니다. 누군가 투자를 권유한다면, 반드시 해당 기관에 직접 전화해 그 사람의 신원과 계좌의 실재 여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피해를 입으셨다면 FBI 인터넷범죄신고센터(Internet Crime Complaint Center)나 FTC에 신고하시고, 금융산업규제기관(FINRA) 헬프라인(844-574-3577)에도 문의하실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정부기관 사칭 사기(Government Impostor Scam)입니다. IRS, 소셜 시큐리티, 메디케어를 사칭해 전화, 문자, 이메일로 접근합니다. "세금을 미납했...

144.[생활] AI로 숙제를 하는 시대, 우리의 은퇴 설계는 안전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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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세상이 참 무섭게 변한다"는 말이 절로 나올 때가 많습니다. 엊그제 같던 기술이 벌써 구식이 되고,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영역을 어디까지 대신할지 논쟁이 뜨겁습니다. 오늘은 하버드대학 학생 신문인 The Crimson이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흥미로운 설문조사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결과는 꽤 충격적입니다. 하버드생들은 평균적으로 자기 과제의 34.5%를 AI를 이용해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응답자의 13%는 숙제의 70%에서 100%를 AI에게 맡기고 있었죠.  재미있는 점은 전공별 온도 차이입니다. 수학이나 공학 전공생들은 인문학 전공자보다 AI를 두 배 이상 많이 사용합니다. 이들에게 AI는 복잡한 계산을 돕는 유능한 조수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정작 이 학생들의 마음속엔 불안함이 가득했습니다. 하버드생의 무려 65%가 AI가 자신의 취업 전망을 해칠 것이라고 답했거든요. 최고의 엘리트들조차 '기계가 나를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실존적인 공포를 느끼고 있는 셈입니다. 이 조사 결과를 두고 신문은 날카로운 사설을 내놓았습니다. "하버드여, AI 유행에서 뛰어내려라"라는 제목이었죠. 학생들이 당장의 과제를 빨리 끝내기 위해 '최적화'를 선택하지만, 그 과정에서 진짜 실력인 비판적 사고와 분석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경고입니다. 학교 측은 이제 다시 과거로 돌아가려 합니다. 종이 책을 읽고, 대면 시험을 치르고, 구술 면접을 강화하는 식으로 말이죠. 왜 그럴까요? 지름길만 찾다 보면 결국 자기 주도성을 잃게 되기 때문입니다. 내 머리로 고민하고 땀 흘려 얻지 않은 결과물은 결국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하버드는 다시 일깨우고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우리의 재정 관리를 생각했습니다. 요즘은 로보 어드바이저나 각종 투자 앱이 알아서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시대입니다. 버튼 몇 번이면 "전문가가 추천하는 노후 자산"이 완성되죠.  하지만 하버드생들이 AI에...

143. [생활] 우리 집 보험료, 왜 이렇게 올랐을까요? - 미국 주택 보험료가 조용히 치솟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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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메일에서 주택 보험(Homeowners Insurance) 갱신 고지서를 확인하고 깜짝 놀라신 분들 많으시죠?  허리케인도 없는 동네인데 갑자기 뛴 주택 보험료 때문에 당황하셨나요? 혹은 "집값도 안 올랐는데 왜 보험료만 이렇게 뛰었지?"라고 생각 하셨나요. 저도 상담을 하며 고객분들의 걱정 어린 목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단순히 물가가 올라서라고 치부하기엔, 지금 미국 주택 보험 시장에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거대한 변화의 파도가 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보험료 폭등이라고 하면 주로 플로리다의 허리케인이나 캘리포니아의 산불을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최근 WSJ의 분석을 보면 흥미로운 데이터가 보입니다. 2021년 이후 Iowa주의 보험료 인상률은 무려 91%나 급등했습니다. 허리케인 위험이 큰 플로리다의 35%보다 훨씬 높은 수치죠.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조용한 파괴자'라 불리는 우박, 강풍, 그리고 예기치 못한 산불때문입니다. 이제는 "재난 안전지대"라는 개념이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주 경계선 하나 차이로 보험료가 50% 이상 차이 나기도 하는데, 이는 각 주 정부의 규제 방식에 따라 보험사가 느끼는 리스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보험료를 결정짓는 건 단순히 날씨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놓치기 쉬운 세 가지 요인이 더 있습니다. 1. 재건축 비용 상승 - 인건비와 자재값이 오르면서, 사고 발생 시 집을 다시 짓는 비용(Replacement cost) 자체가 커졌습니다. 2. 보험사의 수익성 악화 - 기상 이변으로 손실이 커진 보험사들이 아예 특정 지역에서 철수하거나, 살아남기 위해 승인된 요율을 최대한으로 올리고 있습니다. 3. 리스크 세분화 - 이제 보험사들은 카운티 단위, 심지어 Zip code 단위로 리스크를 매우 정밀하게 계산합니다. 옆 동네와 내 보험료가 다른 이유입니다.길 하나 건넜을 뿐인데 보험료가 두 배가 되는 현실, 참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기사에 소개된 캘리포니아에 거...

142.[은퇴준비] 나라에서 $1,000를 보태준다고요? 트럼프의 새로운 은퇴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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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 하나가 조용히, 그러나 꽤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바로 정부 주도의 새로운 은퇴 계좌, 이름하여 'Trump IRA' 이야기입니다. 이 정책이 우리 노후 설계의 밑그림을 조금 바꿀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TrumpIRA.gov'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쉽게 은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현재 미국 민간 부문 근로자의 약 3분의 1이 직장 내 은퇴 플랜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고 합니다. 정부는 이 공백을 메우겠다며 저비용 은퇴 계좌의 문을 활짝 열겠다고 나선 셈이지요.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세이버스 매치(Saver's Match)'입니다. 소득이 일정 기준(개인 $35,500 / 부부 합산 $71,000) 이하인 분들이 이 계좌에 저축하면, 정부가 연간 최대 $1,000까지 직접 보태주는 제도입니다.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데, 국가가 우리 노후 자산에 직접 씨앗을 심어주는 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수수료율을 0.15% 이하로 제한하여, 소중한 투자 수익이 금융사 운용 비용으로 빠져나가는 것도 원천 차단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그렇다면 이 정책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현명할까요? 무엇보다 먼저, 본인이 매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소득 구간에 해당하는지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정부가 주는 $1,000 매칭은 수익률 높은 투자나 다름없는 '공짜 점심'입니다. 하지만 소득 제한이 엄격하기 때문에, 조건을 먼저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기준에 부합하신다면 주저 없이 활용하시길 권합니다. 다음으로, 편리함의 함정을 경계하셔야 합니다. 정부 웹사이트가 가입 절차를 한결 쉽게 만들어준다 하더라도, 은퇴 설계는 계좌 하나를 만드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전체적인 자산 배분(Asset Allocation)과 세금 전략이 함께 맞물려야 비로소 제대로 된 그림이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Trump IRA는 어디까...

141. [자녀교육] 어린이날 선물 - 내 아이가 진짜 원하는 선물 vs. 내가 주고 싶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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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 살다 보면, 5월 5일이 그냥 지나치기 쉬운 날이 되어버립니다. 달력에는 아무 표시도 없고, 학교도 어김없이 문을 열고, 마트 진열대에도 어린이날 특수 같은 건 없지요. 그런데도 이맘때면 어디선가 슬며시 마음 한쪽이 간질거립니다. 한국에 계신 부모,형제가 "아이들 선물 뭐 사줄까?" 하고 카톡을 보내오거나, 오래된 사진속 어린 시절 어린이날에 갔던 놀이공원사진이 떠오르거나... 미국 땅에서 한국 달력을 함께보며 살아가는 우리만의 독특한 감성이지요. 올해 한국에서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흥미로운 설문 결과가 두 개 나란히 발표되었습니다. 하나는 초등학교 3~6학년 아이들 1,844명에게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이 무엇이냐"고 물은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학부모 622명에게 "자녀에게 가장 주고 싶은 선물이 무엇이냐"고 물은 것이었습니다. 두 결과를 나란히 놓고 보니, 절로 웃음이 나왔습니다. 아이와 부모가 이렇게까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요. 아이들이 가장 받고 싶다고 답한 선물 1위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디지털 기기(19.1%)였습니다. 2위는 뜻밖에도 "가족과 함께 보내는 여행, 외식"(17%)이었고, 3위는 반려동물(16.9%)이 차지했습니다. 작년에는 현금·상품권이 당당히 1위였다는데, 올해는 4위(11.8%)로 밀려났습니다. 디지털 기기 값이 훌쩍 오른 요즘, 용돈 몇 만 원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걸 아이들도 눈치챈 것일까요. 어쩐지 씁쓸하면서도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면 부모들의 답변은 사뭇 달랐습니다. 주고 싶은 선물 1위는 옷이나 신발 같은 의류·잡화류(72.7%)였고, 2위는 장난감·인형 등 완구류(44.4%), 3위는 자전거 같은 레포츠용품(34.2%)이었습니다. 그런데 4위가 참 눈길을 끌었습니다. 바로 현금·주식 같은 금융 자산(30.8%)이었거든요. 게임기기(30.0%)나 스마트폰·노트북 같은 디지털 기기(28.1%)보다 앞서 있었습니다. ...

140. [은퇴준비] 미국인들이 은퇴를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 2026 EBRI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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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트에서 장을 보다 영수증을 받아 들고 잠깐 멈칫한 적 있으신가요. 작년과 똑같이 샀는데 계산대 숫자가 다릅니다. 텍사스에 사는 73세 Janet Kieffer 씨는 WSJ 인터뷰에서 1년 전보다 생활비가 약 20% 늘었다고 했습니다. 식료품, 기름값, 그리고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보험료까지. 새로 처방받은 약 하나에 400달러를 냈다고도 했습니다. 그분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 미국 전역에서 은퇴를 앞두고, 혹은 이미 은퇴하신 분들 사이에서 조용하지만 뚜렷한 불안이 번지고 있습니다. 비영리 연구기관인 Employee Benefit Research Institute, EBRI는 매년 미국인의 은퇴 자신감을 측정하는 조사를 발표합니다. 올해로 36년째를 맞은 이 은퇴신뢰도조사(Retirement Confidence Survey, RCS)는 2026년 1월, 근로자와 은퇴자를 포함한 2,052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습니다. Greenwald Research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 결과는 WSJ이 최근 보도하며 널리 알려졌습니다. 숫자들이 말하는 현실은 꽤 무겁습니다. 은퇴 후 편안한 생활을 위한 자금이 충분할 것이라고 자신하는 근로자는 61%에 그쳤습니다. 2025년의 67%, 2021년의 72%에서 계속 내려온 수치로, 지난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은퇴자들의 자신감도 73%로, 작년 78%에서 떨어졌습니다. 더 들여다보면 걱정되는 숫자들이 더 있습니다. 물가 상승을 따라잡을 만큼 충분한 자금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근로자는 58%, 은퇴자는 71%에 불과했습니다. 재정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고 답한 근로자는 전체의 5분의 2에도 못 미쳤고, 은퇴자 중에서도 절반 정도만이 자신의 재정 상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은퇴자의 41%는 은퇴 초기에 예상했던 것보다 실제 지출이 더 많다고 답했습니다. 예상보다 더 많이 쓰게 되는 노후, 그 현실이 숫자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원인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인플레이션입...

139. [은퇴준비] Roth Conversion - 지금 세금을 내고 나중에 편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은 아끼고 나중에 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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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담을 하다 보면 요즘 부쩍 자주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Roth가 좋다고 하던데, 그럼 다 Roth로 해야 하나요?"  맞습니다. Roth 계좌는 분명 매력적입니다. 지금 세금을 내고 넣는 대신, 그 안에서 돈이 자라는 동안에도, 나중에 꺼낼 때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Traditional 계좌처럼 73세가 되면 어쩔 수 없이 꺼내야 하는 의무인출규정(Required Minimum Distribution, RMD)도 없지요. 그러니 "다 Roth로 하면 되지 않나요?"라는 질문이 나오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저도 오랫동안 이 질문에 딱 부러지게 대답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그게 어떤 상황인지를 데이터로 보여드리기가 마땅치 않았거든요. 그런데 최근 George Mason University의 연구팀이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20세부터 은퇴계좌에 적립을 시작하는 가상의 투자자를 모델로 설정하고, 수만 건의 시뮬레이션을 돌렸습니다. Traditional과 Roth의 배분 비율을 달리하면서 은퇴 나이와 인출 시작 나이를 조합해 85세 시점의 최종 잔액을 비교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왔습니다. 1. 65세 은퇴, 75세부터 인출 - Roth 비중을 높인 전략이 가장 유리. 85세 기준 평균 잔액이 Roth 비중 확대 시 288만 달러, 반반(50-50) 시 280만 달러, Traditional 비중 확대 시 275만 달러. 세금 없이 복리로 자라는 시간이 길수록 Roth의 강점이 두드러짐. 2. 75세 은퇴, 75세부터 바로 인출 또는 65세 은퇴 후 바로 인출 - Traditional과 Roth를 반반씩 나누는 전략(50-50)이 가장 나은 결과. 3.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Traditional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최선인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음. 이 3번의 발견이 중요합니다. 재정 전문가들이 오랫동안 "최소...

138.[노후준비] 내 집에서 우아하게 나이 들기 위해, 지금 당장 바꿔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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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후를 생각하다 보면 우리는 흔히 '여생'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표현보다는 인생의 제3막 이라는 말을 더 좋아합니다. 자녀 교육과 직장이라는 무거운 의무에서 벗어나, 생애 처음으로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해 살 수 있는 '인생의 전성기'라는 뜻이죠.  이 소중한 시기를 가장 풍요롭게 보낼 무대는 다름 아닌 우리가 매일 머무는 '집'입니다. 많은 분이 은퇴 후 전원주택이나 화려한 리모델링을 꿈꾸시지만, 재정 전문가의 시각에서 볼 때 가장 지혜로운 선택은 큰 돈을 들이는 공사가 아닙니다. 바로 정든 내 집에서, 내가 좋아하는 정원을 바라보며 평온하게 나이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전문 용어로는 이를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 살던 곳에서 늙어가는 것)'라고 부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몸의 변화를 집이 조용히 받아줄 수 있도록 환경을 최적화하는 전략적인 방법이 필요합니다.  먼저 우리가 사는 집을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혹시 내가 주인이 아니라 '짐'이 주인인 집에서 살고 있지는 않나요? 집을 떠난 아이들이 남기고간 추억의 물건들과 오래전에 사 놓고 쓰지 않는 물건들이 거실과 방을 점유하고 정작 나는 좁은 동선에서 움츠리고 있다면, 그 집은 안식처가 아니라 창고입니다. 진정한 노후 준비의 시작은 무조건 집을 줄이는 다운사이징이 아니라, 내 삶에 딱 맞는 크기로 조정하는 라이트사이징(Right-sizing)입니다. 5년 동안 한 번도 꺼내 보지 않은 물건들을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공간의 밀도는 높아집니다. 비워진 마당과 거실은 내가 언제든 자연과 소통하고 내가 원하는 취미에 몰입할 수 있는 선택권을 선물해 줄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낙상(Falls)’라는 리스크 관리입니다. 통계적으로 노년기 삶의 질을 무너뜨리는 가장 큰 적은 질병보다 낙상입니다. 집 안에서의 작은 미끄러짐이 장기 입원이나 운동 능력 상실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던...

137.[은퇴준비] 성공한 사람이 더 힘든 은퇴 — '잘 쉬는 기술'을 배워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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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를 앞두고 혹은 막 은퇴를 맞이하셨을 때,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제 쉬어도 되는데, 왜 이렇게 불안하지?" 평생 열심히 일해왔고, 가족을 위해 헌신했고, 나름의 성과도 이루었는데 막상 달력에서 출근 일정이 사라지자 오히려 무언가 무너지는 느낌이 드는 것. 이 역설적인 감정은, 사실 '성공한 사람'일수록 더 자주, 더 깊게 찾아옵니다. 최근 WSJ에 실린 Carol Hymowitz의 고백이 제 마음을 울렸습니다. . 수십 년간 저널리스트로 일해온 한 70대 여성의 이야기였는데요. 그녀는 70이후에도 프리랜서 기고, 대학 강의, 연구 펠로우십을 이어가며 사실상 은퇴를 거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팔을 크게 다쳐 두 번의 수술을 받았고, 한 달 뒤에는 심장마비까지 왔습니다. 의사는 원인을 '불안'이라고 했습니다. 그 불안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타이핑을 못 하게 될까봐, 글을 쓰지 못하게 될까봐, 그리고 일을 잃으면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없을 것 같다는 두려움이었습니다. 몸이 먼저 신호를 보낸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분들이 분명 계실 겁니다. 특히 미국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한인 중장년층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낯선 땅에서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자리를 잡기 위해 남들보다 두 배, 세 배 더 달려왔으니까요. 일은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자존감이었고, 정체성이었고, 이 사회에서 내가 존재하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니 그것이 사라질 때 허무함이 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문제가 있는 게 아니에요. 다만, 이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할 때가 된 것입니다. 우리는 평생 성공과 인정을 위해 야망을 동력 삼아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인생의 후반전에도 그 똑같은 엔진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까요?  Hunter College의 Brookdale Center for Healthy Aging의 Ruth Finkelstein 소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