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은퇴준비] '탈출'하시겠습니까 '출발'하시겠습니까? - Retire From vs. Retire To

 



"이 지긋지긋한 직장, 언제쯤 때려치울 수 있을까?" 은퇴를 준비하시는 여러분의 속마음인가요?

우리는 흔히 은퇴를 '일에서의 해방'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보스턴에서 수많은 분들의 은퇴 전후를 지켜보며 깨달은 한 가지 진실이 있습니다. 계좌잔고가 아무리 두둑해도, 매달 많은 연금을 받아도 은퇴를 대하는 태도에 따라 삶의 질은 천국과 지옥으로 나뉜다는 사실입니다. 

영어 표현 중에 "Retire From"과 "Retire To"라는 말이 있습니다.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이 두 단어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숨어 있습니다. 오늘은 그 차이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Retire From'은 말 그대로 '무언가로부터 떠나는 것'에 초점을 맞춥니다. 상사의 잔소리, 매일 아침의 출근 전쟁, 끝없는 업무 스트레스... 여기서 벗어나는 것만이 유일한 목표인 경우죠. 물론, 은퇴 직후의 해방감은 짜릿합니다. 알람 없이 늦잠을 자고, 보고싶었던 넷플릭스를 정주행하고, 평일 낮에 골프를 치러 나가는 삶. 정말 꿈만 같죠. 하지만 딱 6개월, 길어야 1년입니다.

'무엇을 안 하는 상태'는 인생의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매일이 휴일이면, 나중엔 그 휴일이 지옥처럼 느껴집니다. 더 이상 나를 찾는 전화가 오지 않을 때, 명함이 사라졌을 때, "나 이제 뭐 하지?"라는 거대한 공허함이 찾아옵니다. 'From'만 있고 'To'가 없는 은퇴는, 목적지 없이 망망대해에 닻을 내린 배와 같습니다.

설레는 곳으로 향하라 

반면, 성공적이고 활기찬 은퇴 생활을 즐기는 분들은 다릅니다. 이분들은 은퇴를 '끝'이 아니라, 새로운 곳으로의 '이직' 혹은 '출발'로 여깁니다. 이것이 바로 "Retire To"입니다. 이분들은 직장에서 멀어지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평소 가슴 뛰던 일을 향해 다가갑니다.

* 평생 동경만 했던 첼로를 배우기 시작해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에 입단하거나 

* 어릴적 포기했던 미술의 꿈을 다시펼쳐 작품활동을 하며 전시회도 열고

* 손주들에게 들려줄 동화책을 집필하며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합니다. 

이들에게 은퇴는 '남는 시간'을 때우는 게 아니라, '하고 싶었던 일'을 위해 시간을 쓰는 가장 주체적인 시기입니다.

당신의 나침반은 어디를 가리키고 있나요? 

그렇다면, 나의 은퇴가 '탈출(From)'이 아닌 '출발(To)'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재정 상담가인 제가 여러분의 은퇴 자금, 즉 '연료'는 든든하게 채울수 있게 도와드리지만 그 연료를 가지고 어디로 갈지, 그 '목적지'는 오직 여러분만이 정할 수 있습니다.

지금 잠시 눈을 감고 상상해 보세요. 내 이름 석 자 앞에 붙은 직함이 모두 사라졌을 때, 돈을 한 푼도 벌지 않아도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원 가꾸기, 요리 배우기, 혹은 동네 도서관에서의 봉사활동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은퇴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는 점입니다. 과거의 고단함에서 벗어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래의 설렘을 향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때 비로소 진정한 자유가 시작됩니다.

은퇴 준비, 단순히 은퇴계좌의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의 목적지'를 찾는 일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디를 향해 은퇴(Retire To)할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여러분의 그 설레는 출발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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