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건강]우리가 몰랐던 설탕의 진실 - 술과 설탕의 결정적 차이점

 


화려한 디저트 코너를 지날 때나, 오후의 나른함을 달래줄 초콜릿 한 조각을 집어 들 때, 문득 이런 걱정이 들곤 합니다. "이거 정말 중독 아닐까? 끊어야 하는데 왜 안 될까?" 

많은 분이 설탕을 술이나 담배 같은 중독 물질처럼 생각하며 자책하시고는 하죠. 하지만 하버드 보건대학원의 영양학 권위자, Frank Hu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조금 마음이 편안해지실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설탕과 중독, 그리고 우리 노후 건강을 위한 지혜로운 설탕 섭취법에 대한 지식을 나눠보려 합니다.

임상적인 기준으로 볼 때, 엄밀히 말하면 설탕은 술, 담배, 마약과 같은 중독 물질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결정적인 차이는 '생존'에 있습니다.

우리는 술이나 마약 없이 살 수 있지만, 설탕(당분)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당분은 과일, 채소, 곡물, 유제품 등 우리가 에너지를 얻는 천연 식재료에 늘 존재하기 때문이죠. 또한, 설탕을 끊었을 때 나타나는 두통이나 불안감 같은 금단 현상도 약물에 비하면 훨씬 완만한 편입니다. 즉, 설탕은 우리를 파괴하는 '물질'이라기보다, 과했을 때 문제가 되는 '영양소'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중독'이 아니라 '습관'과 '접근성'입니다. 우리가 설탕에 중독되었다고 느끼는 진짜 이유는 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 때문입니다. 현대의 식품 시스템은 설탕뿐만 아니라 좋지 않은 지방과 나트륨을 교묘하게 섞어, 우리의 입맛을 극도로 자극하게 만듭니다. 

주변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이 달콤한 음식들은 우리 뇌의 보상 체계를 자극해 습관적인 섭취를 유도하죠. 결국 "중독되어서 못 끊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맛있고 가까이 있어서 습관이 된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설탕을 완전히 끊어야 할까요? 후 교수는 "우리 삶에는 어느 정도의 달콤함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단맛은 음식의 풍미를 살리고 삶의 즐거움을 더해주기 때문이죠. 중요한 것은 '양'입니다. 미국 성인 평균은 하루 약 20티스푼(300칼로리)의 첨가당을 섭취합니다. 이는 권장량의 두 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미국 심장협회(AHA) 권장량에 따르면 남성은 하루 9티스푼, 여성은 6티스푼 이하로 첨가당을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갑자기 모든 단것을 끊는 '콜드 터키(Going cold turkey)' 방식은 오히려 폭식을 부를 수 있습니다. 식품 라벨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고, 서서히 그 양을 줄여나가는 것이 훨씬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은퇴 후의 삶은 자극적인 쾌락보다는 은은한 즐거움이 더 어울리는 시기입니다. 설탕을 무서운 적군으로 보지 마세요. 대신,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적당량만 허락하며 그 맛을 온전히 즐기는 '미식가'의 자세를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인간관계도, 투자도, 그리고 식탁 위의 설탕도 결국은 '적당한 거리 두기'가 정답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여러분의 건강한 달콤함을 응원합니다.


댓글

  1. 단짠으로 길들여진 우리의 입맛을 되돌아 보면서 좀 더 천연의 맛을 느낄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입맛도 경제관념도 아이들에게 잘 못해 준것에 대한 후회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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