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건강]‘Old’ 의 새로운 정의 - 수명(Lifespan)보다 중요한 건강 수명(Healthspan)

 

통계에 의하면 미국의 65세 이상 성인의 약 93%가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을 한 가지 이상 앓고 있고, 55세 이후 미국인의 42%가 치매를 경험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노인 4명중 한명은 낙상사고를 당한다고 하고 부자동네와 가난한 동네를 비교해보면 기대수명이 23년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오늘은 우리가 흔히 '나이 들어감'이라고 부르는 이 익숙하고도 낯선 단어에 대해 하버드 대학의 최근 연구 자료를 토대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단순히 숨을 쉬며 오래 사는 시간과,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유지되는 시간 사이에는 분명한 간극이 존재합니다. 이제 우리는 얼마나 오래 사느냐(Lifespan)가 아니라, 질병 없이 건강하게 보내는 '건강 수명(Healthspan)'에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하버드 대학의 과학사 연구원인 Maud Jansen은 흥미로운 지적을 합니다. 과거 의학계에서는 고령 환자의 골절이나 섬망 증상을 '나이가 들면 당연히 겪는 일'로 치부하며 치료를 포기하곤 했다는 거죠. 이런 고정관념을 노쇠함(Frailty)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우리가 노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가두는 틀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대 과학은 생물학적 나이(Biological age)가 연대순 나이(Chronological age)와 다를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95세임에도 75세의 세포 건강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이는 유전적인 운뿐만 아니라 식단, 운동, 수면,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적 연결을 통해 조절 가능하다는 사실이 희망적입니다.

하버드 의대의 Nancy Donovan교수는 노화의 가장 큰 적 중 하나로 '위축(Withdrawal)'을 꼽습니다. 인지 능력이 조금씩 떨어지면 사람들은 자신감을 잃고 사회적 관계에서 물러나려 합니다. 하지만 이런 고립은 오히려 인지 저하를 가속화하는 악순환을 만듭니다.

은퇴 후 직업적 정체성이 사라졌을 때, 우리는 새로운 존재의 목적을 찾아야 합니다. Donovan교수는 69세인 본인과 동료들이 지금을 '자유의 절정기'라고 부른다고 해요. 부모님 부양이나 자녀 양육의 짐을 벗고, 온전히 자신의 가치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죠. 요리를 배우든, 새로운 커뮤니티에 참여하든,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는 것이 심리적 노화를 늦추는 최고의 비결입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더 이상 '쇠퇴'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인생의 가치를 더 깊게 이해하고, 진정한 자유를 만끽하는 새로운 단계로의 진입입니다. 탄탄한 재정적 기초 위에 건강한 생활 습관과 풍성한 인간관계를 더한다면, 70세와 80세는 우리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황금기'가 될 수 있습니다.

재정 전문가로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지점은 바로 여기입니다. 건강 수명이 길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활동적으로 소비하고 즐기는 기간도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기존의 은퇴 설계가 80세에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100세 시대를 대비한 자산 인출 전략을 다시 짜야 합니다.

장수 리스크(Longevity risk), 즉 생각보다 너무 오래 살아서 돈이 먼저 떨어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포트폴리오의 다변화가 필수적입니다. 단순히 안전 자산에만 묻어두는 것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을 방지할 수 있는 성장 자산을 일정 부분 유지하며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건강 수명'을 위한 투자는 헬스장 멤버십뿐만 아니라, 내 자산이 나보다 오래 살 수 있게 만드는 지혜로운 재정 설계에서 시작됩니다.

여러분의 노후는 어떤 모습이길 기대하시나요? 단순히 계좌의 잔고를 채우는 것을 넘어, 여러분의 마음과 지성, 그리고 관계의 잔고도 함께 채워가는 풍요로운 은퇴 생활이 되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통계자료입니다.

https://www.ncoa.org/article/get-the-facts-on-healthy-aging/


댓글

  1. 존엄 dignity 를 지키며 끝까지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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